중대재해 건설사 공공입찰 제한, 법원 가처분에 무력화… 제도 개선 필요성 제기
작성자관리자
- 등록일 2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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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건설사 공공입찰 제한, 법원 가처분에 무력화… 제도 개선 필요성 제기
중대재해가 발생한 건설사에 대한 공공입찰 참가 제한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건설사들이 행정처분에 불복해 집행정지 가처분과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제재가 장기간 효력을 잃고, 그 사이 굵직한 공공사업을 계속 수주하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금호건설은 지난해 30명의 사상자를 낸 오송 지하차도 참사 책임으로 1년간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받았으나,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인용 결정을 받아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공공공사 입찰 참여가 가능해졌으며, 현재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재입찰에도 참여 중이다. 오송 참사는 집중호우로 임시 제방이 붕괴되면서 차량 17대가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친 대형 사고였다. 당시 현장소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징역 6년형을 확정받았고, 전직 대표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처럼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받은 건설사들은 일종의 ‘시간 끌기 전략’을 활용한다. 집행정지 처분을 받으면 대법원 확정판결 전까지 공공입찰에 계속 참여할 수 있어 사실상 평균 2년 이상 제재가 무력화된다. 최근 5년간 산업재해를 이유로 실제 입찰 제한이 집행된 사례는 전무했으며, 국회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 8월까지 건설사 입찰 제한 244건 중 94.7%가 계약 불이행 때문이었다.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률은 90%를 넘는다. 2019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조달청이 부정당업자로 제재 처분한 건수는 1703건에 달했는데, 이 중 527건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고 454건이 인용됐다. 사실상 신청만 하면 대부분 제재를 피할 수 있는 구조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2022년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서울시의 영업정지 처분에 불복해 가처분을 받아내고, 그 사이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 재개발 등 대형 사업을 수주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신규 수주 제한이 영업에 치명적이기에 법적 대응을 택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제재가 반복적으로 무력화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률적인 영업정지 처분보다는 과징금 대체, 안전관리 의무 강화 등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사고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안전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중대재해 발생 건설사에 대한 제재가 실효성을 잃은 상황에서, 제도 개선과 안전관리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입찰 제한이 실질적인 제재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사고 재발 방지라는 제도의 본래 목적도 달성할 수 없다”며 정부와 국회가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